『아귀보응경(餓鬼報應經)』 전문 제2부

2020. 3. 26. 22:15경전과교리해설

아귀보응경(餓鬼報應經)전문 제2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지만 곳곳에 혀가 돋는데, 그러면 저절로 도끼가 나타나서 끊어 버립니다.

이런 일이 헤아릴 수 없으니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나이 어린 도인이 되었는데 스님네의 심부름으로

 차고 맑은 물을 떠다가 꿀물을 풀어서 스님네에게 나누어 주도록 되었느니라.

 꿀이 굳고 크거늘 조금씩 깨뜨려서 한 입 훔쳐 먹었으니,

 스님네의 물건을 훔친 까닭에 이제 화보를 받는 것인데

과보는 지옥으로 가서 구리 녹인 물을 목에다 부으리니, 괴로움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으나 항상 굶주리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뒷간에 가서 똥이라도 먹으려 하면 뒷간의 힘센 귀신이 지팡이로 나를 때려

조금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합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절[佛圖]의 주장이었는데 스님네의 물건을 너무 아껴

좋은 음식으로 공양하지 않고 항상 거친 음식을 주었으며,

때로 좋은 음식을 만들 때 나그네 스님이 오면 문득 멈추었다가 간 뒤에 비로소 베풀었으니,

 나쁜 마음으로 아끼고 인색했기 때문에 이제 화보를 받았거니와 과보 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으나 배는 독[]과 같이 크고, 다른 부분은 모두 작으며,

목구멍은 바늘과 같아서 음식을 넘기지 못하나이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마을의 주인이었을 때 스스로가 호강(豪强)한 것을 믿고,

사람들을 속였으며, 항상 부당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음식을 구하여 백성들을 괴롭혔으니,

 이제 화보를 받았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으나 어깨 위에 구리 병[銅甁]이 있고,

그 가운데 가득한 구리 물[洋銅]을 표주박으로 떠내어

스스로의 머리에 부어 온몸이 데어 벗어지게 합니다.

이렇게 하기를 헤아릴 수 없이 하니, 고통이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 집을 떠나 도를 닦으면서 스님네 음식을 맡았는데

한 사람의 우유[]를 다른 곳에 숨겨 두고 나그네 스님이 오면 주지 않다가

나그네가 가면 우유를 꺼내서 본 대중에게만 나누었느니라.

이 우유는 이미 초제(招提) 스님네의 몫이어서 모두가 먹을 분수가 있거늘

스님네 것을 숨겼고, 나눠 주어도 평등치 않게 한 까닭에 이러한 고통을 받느니라.

지금은 화보를 받았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 받는 고통을 헤아리기 어려우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어떤 사람이 와서 칼과 톱으로 나의 몸을 쪼개거나 배를 찢고

오장을 꺼내어 살이 다하고 힘줄이 끊어지게 하니, 고통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잠시 지나면 살이 다시 돋아나 평평해지게 되고,

그러면 다시 와서 쪼갭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바라문이 되었었는데, 바른 법을 믿지 않고

항상 간사한 소견을 내고, 하늘의 신을 받들어 섬긴다 하면서

항상 소와 양을 잡아서 빌었기 때문에 이제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귀신이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어떤 사람이 와서 칼과 톱으로 나의 몸을 쪼개고 벗기며,

배를 찢고 오장을 꺼내니, 살이 다하고 힘줄이 끊어져 끔찍한 고통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잠시 지나면 다시 살이 돋아서 평상을 회복하고,

그러면 이내 다시 와서 쪼갭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 바라문이었는데, 올바른 법은 믿지 않고

항상 사악한 견해를 내어 하늘 신을 받들어 섬겼고,

상 소와 양을 잡아 기도하고 제사를 지냈더니라.

이런 까닭으로 지금 꽃 같은 갚음을 당하는 것이니, 과보는 지옥으로 가는 것이니라.”

 

다시 한 귀신이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어떤 사람이 와서 칼과 톱으로 나의 몸을 쪼개고 벗기며,

배를 찢고 오장을 꺼내니, 살이 다하고 힘줄이 끊어져 끔찍한 고통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잠시 지나면 다시 살이 돋아서 평상을 회복하고,

그러면 이내 다시 와서 쪼갭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항상 사람 백정[魁膾]이 되어서 사람을 죽이는 줄 알면서도

자비한 마음이 없이 기꺼이 행동하였으니,

 이러한 죄가 있는 까닭에 이러한 악보(惡報)를 받느니라.

이제는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뜨거운 무쇠 바퀴가

두 겨드랑이 밑에서 돌면서 엄청나게 뜨겁게 몸에 닥쳐오니,

두 겨드랑이는 데어서 벗겨집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네가 사람이었을 때에 집을 떠나 도를 배웠는데 스님네와 함께

여러 가지 떡을 만들다가 스님네가 잡숫기도 전에 네가 탐내는 마음으로 떡을 훔쳐서

두 겨드랑이에 감추어 가지고 외딴 곳에 가서 먹었느니라.

그 까닭에 그러한 고통을 받으니,

이제는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는 지옥으로 갈 것으로, 받는 고통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저절로 무쇠 탄환이 공중에서 내려와

입으로 들어가서 배에까지 이르고, 때로는 왼쪽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며,

때로는 오른쪽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들어가서 온몸이 데고 벗어지니,

고통이 처절하여 헤아릴 수 없으니,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네가 사람이었을 때 집을 떠나 사미(沙彌)가 되었었느니라.

스님네를 위하여 암라(菴羅) 열매를 찧어서 스님네께 돌리는데

너의 스승 앞에 가서는 일곱 개를 더 주었느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그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니, 이제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는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걸어 다니고 싶었는데,

움직이기만 하면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것이 마치 돌개바람이 부는 것과 같아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니, 근심과 번거로움과 괴로움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 점쟁이[卜師]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속이고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데,

 기쁘게도 하고 두렵게도 하여 모두가 진실치 않았느니라.

이런 까닭에 이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이제 화보를 받았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안으로 열이 있어서 끓는 물을 품은 것 같고

또는 불에다 다시 끓이는 것 같아서 고통이 만 가지이니,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인간이 되었을 때에 왕의 첫째 부인이었는데 왕은 작은 부인을 어여쁘게 여겼느니라.

너는 항상 질투하는 마음을 내어 간악한 방편(方便)을 써서 죽이려고 엿보았느니라.

그때 우유를 끓여 그녀의 배에다 부으니

그녀는 그 까닭에 한량없는 고통을 당하다가 드디어 목숨을 잃었느니라.

 이 까닭에 얻은 고통이 이와 같으니,

이제는 꽃 피는 과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성품이 두려움이 많아서 항상 사람이 와서 가두고,

얽매며, 칼을 씌우고, 매질을 할 것만 같아 조금도 마음이 기쁜 적이 없었습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사람이었을 때 즐겨 사음(邪婬)을 하여 남의 부녀들을 범하고는

 항상 발각될까 두려워하여 마음이 편안치 못하였느니라.

이런 까닭에 이제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는 지옥으로 가서

무쇠 평상에 눕거나 구리 기둥을 껴안거나 할 터이니, 이러한 고통이 헤아리지 못할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자연히 뜨거운 무쇠의 그물이 생겨서

나의 몸을 얽으니, 데고 벗어져 고통을 말할 수 없습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항상 덫이나 그물을 가지고 물고기와 짐승을 잡고 나는 새를 잡았나니,

이러한 까닭에 이렇게 끔찍한 고통을 당하느니라.

이제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어떤 아귀가 와서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으나 손발이 없으므로 마치 한 덩어리의 고기와 같습니다.

넓은 들에 있으면 범이리여우표범새매독수리 등 뭇 새와 짐승이 다투어 와서 쪼아 먹으니,

고통이 말할 수 없습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나쁜 방편을 부려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임신했을 때에 약을 주어 태()가 녹아버리게 하였느니라.

이 까닭에 이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이제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세 아귀가 함께 와서 물었다.

우리들은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무쇠의 못이 허공에서 내려와 몸 위에 박히고,

 가죽으로 들어와서는 뼈를 깨뜨리니, 아픔이 뼈에 사무칩니다.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희들이 사람이었을 때 한 사람은 말몰이[馬師]였고,

한 사람은 소몰이[牛師]였으며, 또 한 사람은 코끼리 몰이[象師]였느니라.

 구차스럽게 남의 재물을 탐내어 바늘로 심하게 찔러 끔찍한 고통을 주었고,

그 고통을 덜어 주지도 않았느니라. 이 까닭에 그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이제는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이 몸을 받았으나 머리와 목이 없고,

 입이 모두 가슴에 있으니, 무슨 죄 때문이옵니까?”

너는 사람이었을 때에 사람 죽이는 것을 보면 머리를 잡아 주고,

즐겨 잡아당기면서 자비(慈悲)로운 마음이 없었느니라.

이 까닭에 이러한 몸을 받았느니라. 지금 화보를 받거니와 과보로 지옥으로 갈 것이니라.”


목건련이 낱낱이 아귀에게 대답하니, 아귀들이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