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보아도 멋진 수락산의 바위들

2018. 7. 11. 21:57포토습작

언제 보아도 멋진 수락산의 바위들


7월의 두 번째 일요일 아침. 모처럼 맑은 날이다.

날이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조금 걸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늘 그러듯이 홀로 떠나는 산행은 준비할 것이 없다. 카메라와 물병만 챙기고 집을 나섰다.

점심 간식꺼리는 역으로 나가면서 준비하면 된다.

간식꺼리라 해봤자 김밥 한 줄에 빵 두 개면 진수성찬이다.

 집을 나설 때는 가까운 불암산이나 갈까 생각했는데

전철을 타면서 수락산으로 방향을 바뀌었다.

무더운 날씨다. 영원암을 오르니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쉬엄쉬엄 영원암 능선에 올라서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장암역 쪽으로 날머리를 잡게 되었다.

바위를 구경하다보니 수락산 주봉을 지나 어느새 기차바위 입구까지 와버렸다.

이곳에서 하산하면 의정부 쪽으로 빠지게 되어 전철 타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다.

되돌아 나와 석림사 쪽으로 하산키로 했다.

옛적 생각만 하고 깔딱 고개 쪽보다는 그쪽이 수월할 것 같았는데

막상 날머리를 잡고 보니 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옛적에도 이리 길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몸이 지친 모양이다.

평상시보다 조금 길게 걸었다고...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숲이 우거지니 옛 풍경과 달리 마치 아쉬람처럼 느껴진다.


영원암이다. 법당 앞 대청마루에는 쉬어가는 산꾼들은 여러 명 보이는 데 법당에 참배하는 사람을 보이지 않는다.

작년 여름 무등산 규봉암에서 주지스님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하루에도 백여명 찾지만 참배하는 사람은 없다는...


수락산의 저 바위, 배낭바위다. 언제 보아도 멋지다.


하강바위다. 영원암 능선에서 잡으니 새롭게 보인다. 우측에 남근석도 보인다.


코끼리바위다. 그 밑에 종바위가 있지만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다.



영원암 능선에서 보니 치마바위 쪽인데 영 달리 보인다.



주봉 맞은 편 매화정 정자도 잡아 보고..



@산중문답(山中問答)/이백

 

푸른 산에 어찌하여 사는냐고 묻지말게나

웃으며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숭아 꽃송이 흐르는 물에 아련하게 떠가니

인간 세상 아닌 다른 세상이 여기라네.

(원문) 

問余何事栖碧山(무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담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도봉산도 잡아보고..












靑山圖(朴斗鎭 1916~1998)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 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 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티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너머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유치환(1908~1967)~





바위(1)


산을 오르면

언제나 바위를 만난다.

 

스쳐 지나가도 좋을 바위

타고 넘어야만 할 바위

바라만 보아야 할 바위

 

남은 내 인생길

어떤 바위가 아직 남아 있을까?

 

낮달 바라보며 염주 알 굴러본다.




























바위(6)


짧은 인생에

긴 하루라고

넋두리를 안주 삼아

오지 않은 세월도

들이키는 중생들

 

여보시게, 보게나.

야수(野獸) 같은 천년의 세월

비바람에 할퀴고 뜯겨도

함묵(含默)으로 이어가는

저 바위들을.

 

곱씹고 곱씹어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삶.

잃을 것도 없는데 애달 할 것 무애 있나,

무심(無心)으로 살게나, 흰 구름 바라보듯.

매달리지 말고 살게나. 흘러가는 강물처럼.











바위(7)


하늘이 뒷배 되면

푸르름의 위용을

하늘을 앞서가면

잿빛 여울 속에 묻힌다고

한 뼘 손안에 나를 가두고 희롱하지만

보게나, 나는 언제나 여기 그대로 있다고.










기차바위(홈통바위) 내려가는 길




동자승바위라 하는데 글쎄.. 차라리 면벽 수도승이라면 모를까.







상어지르러미같은 저 바위 밑이 기차바위, 일명 홈통바위다.

석림사로 방향을 바뀌었기에 홈통바위는 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