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9. 15:55ㆍ국내 명산과 사찰
꿩의 보은설로 꽃피운 고봉의 불법도량 치악산 상원사
구렁이에게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치악산(雉嶽山)은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사이 위치한 차령산맥에 속한다.
본래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기도 한 치악산은 해발 1,288m의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하여,
남대봉(1,187m), 향로봉(1,043m), 매화산(1,085)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高峰)들이 장장 14 ㎞나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치악산 상원사는 주봉인 비로봉 다음으로 높은 남대봉 아래에 있는 절이다.
사실 1100m가 넘는 산은 웬만한 등산매니아가 아니면 그리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높은 곳에 그것도 1000여년 전에 사찰을 지었다는 것은 실로 놀란 만한 사실이 아닌가.
지금처럼 헬기가 뜨는 시대도 아니요, 그렇다고 달구지로도 오를 수 없는 길고 험난한 치악산 남대봉 아래에
석탑과 이런 사찰을 세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옛 스님들의 그 뜨거운 신심(信心)과 불심(佛心)에
절로 경배(敬拜)함을 넘어 숙연함마저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고봉(高峰)에 위치한 사찰을 꼽는다면 치악산 상원사는 해발 1084m로,
지리산 법계사(法界寺: 1450m)와 설악산 봉정암 (1244m)이어 세 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로 꼽힌다.
이른 아침 원주로 향했다. 해는 떳지만 구름이 많은 흐린 날이다.
치악산 상원사 가는 길은 험하다. 상원사는 차도가 끝나는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500m정 아래에 주차장이 있지만 승용차로 여기까지 오를 수 있다.
상원사로 가는 이정표다. 여기서부터 상원사까지 2.6km로 나와있다.
삼월의 마지막 주일인데도 산이 높아서 그런지 여기는 여전히 겨울이다.
얼어붙은 얼음 사이로 그래도 봄기운은 흐르나 보다.
이런 계곡을 한참 올라간다.
개울을 건너야 할 곳마다 철다리가 있어 다행이다.
두시간 정도 올라왔을까, 그 유명하다는 상원사의 보은종이 있다는 종각이 보인다.
@치악산 상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에 속한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고
<치악산 상원사 중창비>에 따르면 신라 말 경순왕의 왕사였던 무착(無着)스님이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서 수도하던 중
문수보살(文殊菩薩)에게 기도하여 관법(觀法)으로 이 절을 창건하였다고 되어 있다.
창건 이후 신라 말 도선국사를 비롯하여, 고려 말 나옹(懶翁)화상이 중창하였고,
월봉(月峯)·위학(偉學)·정암(靜巖)·해봉(海峯)·삼공(三空)·축념(竺念) 등의 선사들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
조선시대의 여러 왕들은 이 절에서 국태안민(國泰安民)을 기도하게 하였다.
그러나 6·25전쟁 때 전소되어 폐허화되었던 것을 1968년 주지 송문영(宋文永)과 의성(義成)이 중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8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요사채, 객사(客舍) 등이 있으며,
대웅전을 중심으로 동서에 신라 석탑의 양식을 따른 아름다운 삼층석탑 2기가 있다.
이탑은 치악산 상원사 중창비에 따르면 신라말 도선국사가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이 탑의 상륜부(上輪部)는 둥근 연꽃 봉오리 모양을 새겨져 있어 일반 탑에서 보기 어려운 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상원사 일주문이다. 보수중인 모양이다. 돌계단이 두서없이 흩어져 있다.
동쪽 탑의 바로 앞에는 화염문(火炎文)을 보이는 섬세한 불상의 광배(光背)와 연화대석(蓮華臺石)이 있어,
원래 이 절에 석불이 봉안되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으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되어 있다.
종각을 올려다 보았다. 상원사의 또 하나의 명물로 불리는 백구한마리가
노루꼬리같은 봄햇살을 즐기는 지 밭에서 이방인을 물끄러미 처다본다.
절 뒤쪽 200m 지점에는 높이 1m의 지극히 단조로우나 매우 오래된 부도와,
무착스님이 중국에서 묘목을 얻어와 심었다는 계수나무 네 그루가 있다.
일주문 바로 위에 상원사 중창비가 세워져있다. 건립시기는 보니 1988년으로 되어 있다.
이로 보아 지금의 상원사는 1988년에 중창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입구에 세워진 보은의 종 유래비
(보은의 종 설화는 본방 치악산 상원사와 꿩의 보은설화 참조)
입구에 들어서면 심검당이 정면으로 보인다. 이 전각은 산신각을 비롯하여 여러개의 전각편액이 걸려있다.
입구 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공양간이다. 위에 있는 전각은 산신각이다.
산신각에 내려다 본 상원사 전경이다.
산신각이다.
심우당이다.
@심우당주련
佛身普徧十方中(불신보변시방중) 부처님 몸 두루하여 시방세계 충만한데
三世如來一體同(삼세여래일체동) 삼세의 여래 또한 모두가 한 몸일세.
廣大願雲恒不盡(광대원운항부진) 넓고 크신 자비원력 항상하여 다함 없고
汪洋覺海渺難窮(왕양각해묘난궁) 넓고 넓은 깨달음의 바다 아늑하고 끝이 없네
심우당 앞 전경. 옆의 전각은 심검당이다.
대웅전 앞 전경
대웅전주련
靑山疊疊彌陀窟(청산첩첩미타굴)
滄海茫茫寂滅宮(창해망망적멸궁)
物物拈來無罣碍(물물염래무가애)
幾看松亭鶴頭紅(기간송정학두홍)
울창한 푸른 산은 아미타의 법당이요
망망한 푸른 바다는 부처님의 적멸궁이네.
물물이 오고 감에 걸림이 없는데
정자 옆 솔나무에 앉은 붉은 학의 머리는 몇 번이 보았는가
상원사에서 유일한 신중탱화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좌측에 보현보살, 우측에 문수보살을 모셨다.
범종각 쪽에서 바라 본 대웅전 풍경
대웅전 쪽에서 바라 본 범종각풍경
범종각
범종각주련
願此鐘聲遍法界(원차종성편법계)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철위산의 어두움이 햇빛처럼 밝아지고
삼악도의 고통 벗고 도산지옥 부수어
모든 중생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하소서.
대웅전과 범종각 사이에 2기의 석탑과 광배가 있다.
@상원사 석탑 및 광배
대웅전 앞의 두 탑은 모두 2중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을 쌓은 것이다.
1971년 12월 16일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된 석탑으로
해발 1,100m 이상의 높은 高地에 사찰이 조성된 것과 이러한 높은 곳에 쌍탑이 있는 것은 특이한 것이다.
쌍탑은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으나 1964년에 거의 완전할 정도로 보수하여 보존되어 있다.
석탑 옆에 불상 뒤를 장식하던 광배와 불상을 받치던 대좌가 남아 있다.
광배에는 부처님의 머리와 몸에서 나오는 빛을 둥근 선으로 새기고,
그 밖으로 불꽃 무늬를 화려하게 조각하였다.
그 안에는 연꽃과 당초 무늬를 새겨 놓았다.
1964년에 우측 석탑을 보수할 때에 탑신에서
관음보살좌상・인왕상・아미타불립상・석가여래입상의 금동불 4구가 발견되었는데,
제작수법이 매우 우수하고 신라 때에 유행하던 수법과 같은 형식을 엿볼 수 있으며,
이 광배도 비슷한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원사 석탑(石塔) 및 광배(光背)의 해설
대웅사의 두 탑은 모두 2기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을 쌓은 것으로
위아래 기단과 탑의 몸돌에는 모서리 기둥을 세워 놓았다.
탑의 지붕돌은 탑의 몸돌에 비하여 두꺼워 물매가 급하고,
처마 아래는 1단으로 꺽은 후 비스듬하게 처리되어 있다. 추녀끝은 약간 들어 올렸다.
탑 위의 장식물로 오른쪽 탑은 보개(寶蓋: 탑 상륜의 보륜과 수연사이의 지붕모양의 장식)와
보주(寶珠: 탑의 상륜부에 놓인 둥근모양의 구슬)가, 왼쪽 탑은 노반(露盤: 탑의 꼭대기 층에 있는 네모난 지붕모양의 장식).
복발(覆鉢: 탑의 위쪽에 주발같이 엎어 놓은 장식), 보륜(寶輪: 탑의 꼭대기에 있는 장식), 보주가 남아 있다.
두 개의 탑은 신라시대의 양식이지만 두 탑 모두 기단에 비하여 탑 몸돌의 폭이 지나치게 줄어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
받침을 새기지 않은 지붕돌이 매우 뚜껍게 처리되고
보주가 지나치게 큰 점 등을 보아 고려시대의 탑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다시 처다보아도 가파른 암벽위에 세워진 종각이 신비스럽고 멋지다.
일군의 등산객들이 종각을 향해 폰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마치 약속이라고 한듯..
대웅전 뒤에 있는 독성각이다. 문이 채워져 있어 안을 볼 수가 없었다. 보수 중인 모양이다.
하산길 샘터 아래길 숲속에 옛절터가 있다길래 올라가 보았다.
절터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탑과 부도만 있다. 누구의 부도인지 무슨 탑인지 아무런 표시가 없다.
석탑과 부도가 오래된 것같지는 않고 아마도 최근에 조성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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