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 08:13ㆍ국내 명산과 사찰
가은산 기행
단양 팔경의 하나인 옥순봉과 구담봉을 그리고 청풍호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산을 꼽으라면 단연 가은산이다. 제비봉을 앞에 두고 말목산 금수산 등과 어우러진 기암괴석과 수려한 풍광을 지닌 이 가은산은 충북 제천 수산면에 위치하는데 옛 이름은 <가는 산>이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마고 할머니가 이 산을 올랐다가 잃어버린 반지를 찾으려고 온 산을 누비다가 99번째 골짜기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말하기를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자리인데 내가 눌러 있어도 아니 되겠다고 해서 떠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산을 <가는 산>이라고 일컬어졌다고 한다.
마고할미에 대한 전설을 잠시 살펴보면 제주도의 대모신(大母神)으로 일컫는 선문대 할망, 용인의 할미산성 할미, 경기도 용인의 할미산성, 설악산의 비선대에서 등선했다는 마고신선 등등.. 무수히 많다. 가은산의 마고할미도 여기 하나에 속하나 보다.
백과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마고(麻姑)는 마고 할머니, 혹은 마고할망이라고도 한다. 주로 무속신앙에서 받들어지며, 전설에 나오는 신선 할머니이다. 새의 발톱같이 긴 손톱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 옛말에 마고가 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됨을 이르는 말로 마고소양(麻姑搔癢)이라 하는데 이때 한자로 마고(麻姑)라고 적듯이 옛부터 전해오는 전설 속의 노파(老婆)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의 전설과 설화에는 마고에 얽힌 신화가 많다. 세상을 만든 거대한 여신 마고의 이야기가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에 산재해 있다. 엄청나게 거대한 마고가 움직이는 대로 산과 강, 바다, 섬, 성들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박제상이 저술하였다고 알려져 있는 <부도지>에는 마고성과 함께 탄생한 한민족의 세상을 창조한 신으로 설명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단군과는 달리 한민족 창세신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할미이다. 」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수산면으로 약 20분 정도 가다 보면 온통 돌산인 금월봉 휴게소를 만난다. 화강암이 아닌 석회암으로 이루워진 기묘한 바위산이다. 그 형상은 마치 지리산이나 설악산 암봉들은 응축시켜놓은 듯하다. 한 때는 장백산 촬영지였다고 하는데 예전 모습과는 사뭇 많이 변한 것 같다. 바위들을 솎아내는지 좀 엉성하기도 하고, 3년전만 해도 저 가운데 골짜기에 굽은 노송이 한 그루 가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골마다 청풍호가 드러난다.
이제 옥순대교를 접어든다. 다리 앞에 주차장이 있다. 여기까지 오는 데 3시간 남짓 걸렸다. 휴게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다보디 아침식사를 걸렀다. 천상 장외 나루터를 더 가야했다. 식당은 거기 밖에 없으니...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장외나루터를 빠져 나오면서 바라본 옥순봉(좌)이다. 앞 산자락은 말목산 끝자락이 된다.
옥순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순봉이다. 장회나루터를 떠난 유람선이 물길을 가르고 달려온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시작이다. 새바위를 지나 벼락맞은 바위로, 그리고 둥지봉을 돌아 가은산으로 간다.
골짜기에서 바라본 새바위다. 저기까지는 힘이 좀 들겠지. 가은산은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하지만 개방된지 얼마되지 않았어인지 이정표가 시원치 않다. 이 새바위 오르는 길은 아예 이졍표가 없다. 옥순전망대에서 오르다 보면 삼거리 갈림 길에서 우측 능선을 타야한다. 바로 직진하면 가은산 정상으로 가게 된다.
새바위 가는 길 능선에서 바라 본 옥순봉과 옥순대교.
새바위다. 먼저 온 산꾼들이 인증샷을 하느라 분주하다. 몸통과 꼬리날개가 새의 형상같다.
옥순대교 밑으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한 때 나도 저 유람선을 타고 옥순봉 구담봉을 돌아었지.. 아마도 재작년이었던가.. 강물을 흘러가도 산은 옛 그대로인데 바라 보는 이 내 몸은 그렇지 않구나.. 세월을 짚어 본다. 얼마나 더 흘러갈지.
가까이 올라서니 큰 새바위 뒤에 작은 새 한마리가 더 있다. 각도를 달리 해서 새바위를 담아 보았다.
이제 벼락맞은 바위쪽으로 옮겨간다. 새바위에서 강 기슭까지 내려가야 한다. 기슭에 벼락맞은 바위가 보인다. 등로는 보이지 않는다. 바위를 방향잡고 사람 다닌 흔적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꼭지바위라 일컫는 바위다. 옥순봉과 옥순대교를 지긋이 응시하는 듯.. 새바위 옆에서 7~8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꼭지바위에서 장회나루터를 바라본 풍경
벼락맞은 바위다. 너무 큰 바위라 16미리 광각으로는 가까이서 담을 수 없다.
거리를 두니 숲과 나무들 때문에 가려져 느낌이 팍 들지 않는다.
이제 둥지바위로 향한다. 둥지바위 오르는 길은 이런 암릉코스가 3곳 정도가 있다. 다행이 로푸가 매여져있어 한결 수월하다. 등로 이정표는 없는데...
둥지바위 가는 길에서 내려다 본 벼락맞은 바위
둥지붕의 정상, 나무와 숲에 가려 조망이 어렵다.
말목산이다. 기생두향의 묘가 우측 기슭골에 있다(본방 기행풍경/기생 두향 참조). 가은산에서는 보이지 않고 제비봉에서는 보인다.
가은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 본 청풍호의 풍경, 옥수봉 제비봉 금수산, 말목산등이 조망된다.
가운데 길게 내려뻗은 산이 말목산 이며 그 기슭 한 골에 두향의 묘가 있다.
가은산 정상을 밟은 후 이곳으로 다시 유턴하여야 옥순대교로 무리없이 회향할 수 있다. 가은산 정상에서 길을 따라가면 상천리로 빠지게 된다. 암릉을 경유하여 옥순대교로 회향하는 길이 있다는데 이정표가 없어 모 산악회가 남긴 니본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상천리로 쪽이었다.
상천리 쪽 하산 길로 본의 아니게 내려오게 되었지만 무성한 숲이 아치를 이루고 또한 바닥은 낙엽 덮힌 너들길이라 그 길도 쉬운 길은 아니다. 암릉과 삼천리 쪽 가림길에 이정표 하나 정도는 세워 둘만한데...
석문이라 일컫어 지는 바위다.
가은산 정상이다.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왔던 길로 다시 회향해서 앞 이정표 까지 돌아가야 한다.
이제 귀경해야할 때인가 보다. 청풍호 부근은 수석의 보고인냥 기묘한 정원석이 참 많다. 원래 단양의 돌은 오석과 갈색의 돌이 유명한데
이 지역은 정원석이라서 그런가 석회암으로 된 경이 뛰어난 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석양이 내려 앉은 청풍대교, 그 아래 흐르는 강물이 눈을 부시게 한다. 일몰의 낙조이었드라면 하는 생각이... 수산리 길을 청풍명월길이라고 하는데 청풍은 느껴보았지만 나에게 명월의 인연이 없는가 보다. 서너 번 제천 청풍호를 밟았지만... 단 한번도 달이란 것을 보지 못했으니.
이제 제천도 아듀다. 돌아갈 길 고속도로 정체가 얼마나 심할지... 엑세레이트를 밟아야겠지.
청풍호의 물빛향기가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하다. 저 푸른 가로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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