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9. 00:56ㆍ국내 명산과 사찰
황금산 기행(1)
2년전 까지는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최근에야 일반인들에게 통행이 허락된 황금산은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 있다. 서해안 섬들이 대개 그렇듯 황금산도 해발 156미터 정도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해수(海水)의 침식과 침강으로 조성된 리아스(rias)해안은 서해안의 그 어느 곳보다 빼어났다. 그기다가 코끼리바위 등 해안 곳곳에 널려있는 기암괴석은 산행의 즐거움을 채워준다. 황금산코스는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좋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이 닫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해안으로 내려가는 급경사의 길은 푸석한 흙과 바위 너들길이라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안을 돌아보려면 물때를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그저 그날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독곶리 닿으니 전날 일기예보대로 날씨는 흐렸다. 잿빛하늘에 물을 좀 탓다할까.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하다. 방파제 옆에 차를 주차시키고 해안초소 쪽으로 가다 산꾼을 만나 황금산 오르는 들머리길을 물었더니 바로 올라가란다. 그 말만 믿고 초소 뒷길을 오르니 사람이 다닌 흔적만 아련할뿐 등산로가 아니다. 앞선 사람도 없고 뒤 따르는 사람도 없다. 이 길이 아니다 싶어 등산로를 찿기 위해 20~30분 정도 언덕을 올랐더니 그기가 바로 황금산 정상이었다. 정식 등산로는 반대쪽으로 나 있었다. 정상을 먼저 오르고 둘러보는 맛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황금산 정상에는 해묵은 고목들이 돌탑과 당집을 지키고 있었다. 산신과 조선 중기의 명장으로 이괄의 난과 친명배청(親明背淸)파의 무장으로 알려진 임경업장군을 모시고 있다고 하는데 문이 잠겨져 있어 안을 보지 못했다.
황금산의 해안의 바위들을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 굳을 때 기둥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지형인 주상절리(柱狀節理)라고들 하는데 이 끝골의 바위들은 판상절리(板狀節理)에 해당된다. 절리(節理)란 바위의 균열된 틈을 말하는 것으로 판상절리는 지표가 누르는 하중이 제거되면서 암석은 팽창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절리는 지표와 평행으로 형성된다. 지표와 가까울수록 절리의 간격이 좁고 멀어질수록 간격이 넓어지는데 여기 황금산 초소쪽 해안의 사암(砂巖)에서 뚜렷이 나타있다.
사고가 난 모양이다. 태초부터 산은 간섭을 하지 않는다.오르라고도 하지 않고 내려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은 얕아도 높아도 객기나 만용은 금물이다. ...쾌차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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