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

2009. 4. 18. 07:49넋두리

 

(구담봉)

 

흐르는 강물

 

산을 내려온 계곡물

모이고 어우러져

이런 돌 저런 바위

부딪치고 부서지며

돌고 돌아 흘러간다.

 

(사인암)

 

제 성질 못 이겨

툭 불거져 나온 놈

 

시절인연 눈 밝아

닳고 닳은 야삽한 놈

 

제 멋에 취해서

흔들흔들 하는 놈

 

군자인 냥 깊이 박혀

무게 잡는 놈

 

지 혼자 청순한 척

돌아앉아 내숭떠는 놈

 

바람맞아 구멍 난 몸

둥근 놈 모난 놈

바래진 놈 뚱한 놈

가리지 아니하고

 

낮은 데로 낮은 데로

쉼이 없이 흘러간다.

 

(옥순봉)

 

산을 내려온 계곡물이

모이고 어우러져

부딪치고 부서지면서

그래도 흘러가는 것은

속이 없어서가 아니다

 

저 아래 더 넓은 바다에

이르기 위함이다.

 

 

 

 

차나 한잔 드시게/산사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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