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즉유(心有卽有), 심무즉무(心無卽無)

2007. 10. 31. 08:11잠언과 수상록

<소양강 땜에서> 

 

『심유즉유(心有卽有), 심무즉무(心無卽無).』


『심유즉유(心有卽有), 심무즉무(心無卽無).』란 말이 있다.

「안으로 인식하고 분별하는 주관적인 마음이 있으면 그 즉시 인식의 대상인 밖의 세계도 객관으로 있게 되고, 주관적인 마음이 없으면 그 즉시 객관의 세계도 없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진실한 삶의 소리, 진리에 소리에는 무관심 내지 무감각하면서도 세상의 부질없는 소리일수록, 사소한 일일수록 더욱 호기심을 내고 홀로 안달해한다. 욕망의 카르마가 작동한다. 이는 진실로 어리석은 사람들이요, 영혼이 잠들은 무지한 사람들이다. 누가 새 아파트를 사고, 자동차를 바꾸고, 어느 집 딸은 돈 많이 버는 사위를 얻고, 어느 집 아들은 권문세가의 집 딸을 며느리를 맞았다는 소리에는 귀가 솔깃하여 밤잠을 설친다. 누구 집 아들은 몇 천만 원짜리 과외를 받아 유명대학에 들어갔다는 소리에 속이 상하고, 누구는 부동산 투기로 펀드로 수억 원의 돈을 벌었다는 소리에 가슴아파한다. 선거철만 되면 지역과 문중과 출신 동문을 들먹이면서 얼굴을 내미는 것도 그렇고, 내 아파트 땅값이 떨어질까 바 쓰레기소각장, 하수처리장 건립에는 눈을 부릅뜨고 반대하면서 시청이다 구청이다 찾아 다면서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고 민원을 넣기에 안달하는 그 마음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널뛰기하는 원숭이의 마음과 무엇이 다른가?  


사람들은 그대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데, 그대는 그대 스스로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안달한다. 친지의 돈을 끌어드리고, 사채와 은행대출로, 신용카드로 객기를 부리면서 세상사람들 앞에 조금이라도 돋보이려고 안달한다. 그래서 부동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증권과 펀드에 눈을 돌리고, 골프니 뭐니 하는 온갖 놀이에, 유흥에 끼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그래서 삶이 얽히고 고통스럽고, 괴로워진다. 진실로 맑은 눈으로 세상 사람들을 보라. 그 어느 누가 그대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가? 아무도 없다. 세상은 그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런데 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토록 안달해야 된단 말인가?


참된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그대 안에 있다. 그럼으로 밖을 향해 호기를 부릴 필요가 없다. 진실로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그대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세상 사람들의 소리는 바람과 같다. 온 곳도 알 수 없고, 가는 곳도 알 수 없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소리다. 그럼으로 세상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고 호기심을 느낄 필요도 없다. 그럼으로 그대의 시선으로부터 어떠한 전파도 발사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대하여 만일 그대의 시선으로부터 사념의 작은 전파라도 발사하게 되면 먹구름이 낀다. 그때 그대는 세상의 허황된 대상을 보게 된다. 호기심과 분별심이 그대의 진정한 삶을 망치게 된다. 때로는 객기와 호기로 그대의 인생을 망치게도 된다. 헛깨비 같은 비실재의 대상을 보게 된다. 미묘한 환각을 본다. 그대의 눈과 귀를 순수한 그 상태로 놓아두라. 그대의 모든 감각을 본래대로 놓아두라. 호기심을 버리고 분별심을 거두라. 침묵하는 마음을 지녀라. 그대의 인식을 순수한 상태로 놔둬라. 그때 존재의 본질은 그대 앞에 베일을 벗을 것이다.


그럼으로 호기심으로 만용을 부리지 말자. 자신의 영리함만 믿고 갖은 분별로 이 나무 저 나무를 넘나드는 원숭이가 되지 말자. 자신의 탐욕 때문에 진실 된 삶의 강물을 흐리지 말자. 남의 삶을 흉내 내어 호기심과 부질없는 분별로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는 그런 삶을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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