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山寺)의 밤

2007. 8. 22. 08:09넋두리

<망월사에서> 

 

산사(山寺)의 밤


구름 속에 갇힌 달

헤집고 나오니

대웅전 뜰악이

한걸음으로 달려오고 


솔가지에 걸린 바람

소 꼬랑지 흔들 듯

풍경을 두드린다.


法床에 놓인 댕그란 목탁

텅 빈 공허 채워주려는 듯

가물가물 위로하는 향촉등(香燭燈)

속살까지 져민 목어들이

하늘 보다 기웃기웃 한다.

네 마음 안다고.


이름 모를 산새들

탑돌이 하다 돌아간 자리


다리 밑 여울물 소리

님 그리는 소리인가


흐르는 물소리 하늘 닮아서

곱게도 재잘 되며 밤 깊은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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