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나그네(2)

2006. 8. 6. 12:00넋두리

 

<보리암의 해조관음>

 

길 위에 나그네(2)


천강수(千江水)에 천 월(千月)이라

비춘 그 달을 찾으려고


산 넘고 물 건너

다시 찾은 금산 보리암


법당 안도 중생소리

법당 밖도 중생소리

이 복(福), 저 복(福) 바라면서

애원하는 중생의 소리들


해풍은 처마 끝의 풍경과 희롱하고

밝은 태양아래

해조관음 먼 섬만 바라본다.


목에 두른 붉은 수건

소낙비 맞은 듯

흥건히 땀에 젖었는 데


흐르는 땀방울 다시 닦고서

두 손 모아 엎드려 합장 드린다.


홀연히 불어오는 대숲의 바람

그 속에 묻어서 들리는 한 소리


솔바람 소리인가?

관음의 전언인가?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어리석은 중생이여!

어이하여 위만 보고

네 발 밑을 보지 못하는 고』


잠에서 깨어난 듯

일어나 아래를 보니

올망 졸망 펼쳐진 섬들 위에서

흰 구름만 오락가락 빈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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