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23. 06:10ㆍ국내 명산과 사찰
남해 다랭이마을
이번 여름휴가는 이런저런 이유로 남해 금산으로 정했다.
매일 35~6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날씨 탓인지
휴가철인데도 행락객이 많지 않아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뚫렸다.
아침 6시 집을 나서 쉬엄쉬엄 휴게소마다 쉬면서 가는데도 정오 무렵 남해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보리암이 있는 금산산행이지만 등산은 시간이 맞지 않아 내일로 미루고
남해에서 유명하다는 가천다랭이마을을 먼저 둘러보기로 향했다.
더운 날 그것도 가장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 2시경이라 다랭이마을 길을 걷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다랭이는 협소한 농지를 뜻하는 순우리말로 다락논을 의미한다.
남해의 가천마을 사람들은 ‘삿갓배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락논은 산비탈의 경사면을 이용하여 계단처럼 만든 논이다.
계단식 논은 다랑논이라고 부르고, 계단식 밭은 계단밭 또는 층밭이라 부른다.
산자락에 좁고 길게 형성된 계단식 논은 벼농사가 도입된 아시아 전역에서 두루 발달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당나라 때 평지가 부족한 산지에서 다랑논이 형성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다락논은 이제 경작지라는 개념보다 명승지로서 그 경관이 아름다워
필리핀과 중국에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도 선정된 곳도 많이 있다.
몇 해 전인가 중국 다락논으로 유명한 윈난성 용척제전(龍脊梯田)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산 전체를 개간한 규모가 정말로 대단했다. 중국의 다락논은 한자로 ‘제전(梯田)’이라고 하며,
중국 원나라의 왕정이 편찬한 책인 <농서(農書)>에도 독립적인 항목으로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산악지대에서는 다락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함양군 마천의 다랭이마을과 남해 가천의 다랭이마을이다.
다랭이논은 대개 높은 산악지대에 있는데
유독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은 해변을 끼고 있다는 것이 여느 다락논과는 특이하다.
남해의 가천다랭이마을은 이름부터 마을의 독특한 유래까지 지니고 있다.
바닷가지만 해안절벽에 가파른 지형을 끼고 있어 배를 정박하기도 어려운 곳이라
이곳 사람들은 주위의 척박한 산비탈을 개간해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하루는 어떤 농부가 종일 논을 갈다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의 논을 세어 보니 한 배미가 못 자랐다. 몇 번을 세어 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벗어둔 삿갓을 들었더니
삿갓 아래 한 배미가 있었다는 우스개 같은 다랭이논의 일화가 있을 정도로
남해 다랭이마을의 다락논은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올망졸망 잘 꾸며진 경관을 자아낸다.
가천다랭이마을은 2012년 CNN 선정 대한민국 관광명소 3위에 링크될 만큼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경남명승지 제1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랭이마을 안에는 경남민속자료 제13호로 지정된 암수바위가 눈길을 끈다.
숫바위
암바위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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