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달빛 유희

2013. 9. 4. 22:33넋두리

 

 

구름 위의 달빛 유희

1) 

 

칠흑 같은 어둠 속

굉음을 울리며 허공을 질주한다.

 

천년 고도 청두로 가는 야간 비행길이다

 

끊어진 필름처럼 희끄무레한 산

그 아래 간간히 드러나는 불빛

 

적막의 어둠속에

숨어버린 마을인가 보다

 

 

천사의 날개마냥 뽐내던

은빛의 날개도

빛이 가시니 흉물스럽다.

 

삶과 죽음의 경계인가

빛과 어둠의 틈 사이

달빛이 스며든다.

 

 

 

2)

먹구름도 덮어버린

칠흑 같은 어둠 속

숨었던 달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달빛이 그려내는

회색빛 하트

 

적막한 강산

흐르는 달빛을

시인묵객은 노래했지만

 

달은 되레 외롭나 보다.

적막한 허공

홀로 구름 위에서

 

 

 

3)

채찍 휘두르듯

몰아치는 한 줄기 달빛

 

소리 없는 아우성이

허공을 가른다.

 

명(明)과 암(暗)의 경계는 어디인가.

예(yes)도 아니고 노(no)도 아닌 그 곳.

보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4)

고요함 뒤에 따르는 환희

그 환희 속을 헤집는

여린 달빛의 고독인가

회색의 구름을 채색(彩色)한다.

 

 

 

어둠을 지나면

빛이 있다고.

적막은 심연(深淵)의 바다인데

 

 

소리가 끊어진 곳에

풍류가 있다고 했던가.

모두가 잠들었을 야반삼경에

달빛은 소리 없이 구름 위에 유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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