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기행

2011. 6. 17. 20:44국내 명산과 사찰

 

 

설악산 대청봉 기행

 

새벽 5시 집을 나섰다. 경춘 고속도로를 벗어나 철정휴게소에 이르니 6시가 조금 넘었다.

하지(夏至)가 가까워져서 그런가 해는 일찍 떴지만 새벽의 어둠은 그대로다.

고산지대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운무 속에 아침을 여는 햇살이 계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떨고 있다.

일기예보에는 오후에 비소식도 있었는데 혹시 하루 종일 이런 날이 아닐까.. 하는 불안스러운 생각도 든다.

바위가 좋아 바위를 찾아가는 내게는 운무 낀 날은 산 위의 바위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현충일 휴일을 끼고 봉정암을 다녀온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떠난 산행,

그것도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으로.

언제나 그렇듯 이 번 산행도 내 생애에 마지막 산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한계령을 들머리를 해서 대청봉을 올라 오색으로 날머리를 잡았다.

 

한계령 휴게소에 들어가니 8시가 조금 넘었다. 주차장은 텅 비어 있는데 차들은 도로에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의아해서 임시 도로에 주차하고 상가 쪽으로 가서 물어보니 산행하는 사람들의 차들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많아 오전에는 주차장을 폐쇄시켰다고 한다.

한계령을 들머리로 해서 대청봉을 오른 후 오색으로 내려오는 데

적어도 7~9시간 정도가 소요되니 진작 낮 동안의 영업에 지장은 많을 것이라는 상가 측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여기 하나뿐인 한계령의 국립공원 휴게소의 주차장이 영업상 이유로,

거기다 사유지라는 명목으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그런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왠지 실망스럽고 먼 길을 찾아온 여행자로서 섭섭한 생각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누굴 잡고 논쟁할 여지도 없다.

가까스레 차를 도로변에 주차 시키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다.

 

 

 

 

 

 

 

 

 

 

 

 

 

 

 

 

 

 

 

 

 

 

 

 

 

 

 

 

 

 

 

 

 

 

 

 

 

 

 

 

 

 

 

 

 

 

끝청 정상풍경

 

 

 

앞 능선은 용아장성 그 너머는 공룡능선, 우측 상단에 세존봉이 조망된다. 

봉정암 뒤편의 용아장성이.. 좌측 상단 끝에 사리탑도..멀리서 조망하니 이렇게 멋지다.

 

 

 

 

 

 

살아서 5백년 죽어서 5백년이라더니.. 이 고사목은 성상이 여러번 바뀌어도 그대로다.

 이제 대청봉을 올라 오색으로 갈길만 남았다.

 

가운데 보이는 봉이 울산바위다. 우측은 권금성 일대다.

 

권금성과 만경대 풍경 중앙 부근에 달마봉도 보인다. 

 

범봉의 풍경

범봉 뒤 우뚝 솓은 바위가 바로 설악의 최고봉인 1275봉이다.

 

범봉

대청봉이 이제 코 앞이다. 중청휴게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측 끝) 운무에 쌓인 화채봉.   

 

 

지나온 중청, 대청에서 바라보니 참 멀리도 왔다.  

 

 

 

 

 

 

 

 

 

 

 

 

 

 

바위와 나무가 한 빛이다.

 바위는 나무에 의지하고 나무은 바위에 의지하고.. 공생하는 자연의 도리인가.

 

 

 

 

 

해는 이미 저물고 어둠은 서서이 산을 내려오기 시작한다. 천둥이 치고 번개까지 번쩍인다.

시작은 선두구룹으로 일등으로 올랐지만 언제나 꼴찌로 내려오는 산행.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서둘러야 한다. 산에서 비를 맞으면 정말 낭패다.

오색으로의 하산길은 지옥의 돌계단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조심 조심 해야한다.  

마무리가 아름다워야한다.

언제나 즐산보다 안산이 우선임을 마음에 각인하고..

 

 

 

 

 

♬ 그대 한자락의 바람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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