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8. 19:47ㆍ국내 명산과 사찰
인왕산 선바위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맑다. 이 좋은 날 방에서 썩힌다면 아마도 이것은 자연의 모독일거다. 푸념 한 자락 던져놓고 나니 갈 산이 마땅하지 않다. 안팎 둘 다
시원찮은 몸이라 긴 나들이 하기는 좀 그렇고.. 바위가 좋은 산이 어디일까. 문덕 인왕산의 선바위가 생각났다. 집에서 독립문이나 경복궁까지 환승하고 전철타고 가는 길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산행은 평이하고 짧은 코스라 요즘 같은 몸 컨디션으로는 딱이다. 물병만 챙기고 집을 나섰다. 3호선으로 갈아타고 독립문에 내렸다. 산꾼들은 젊은이들 보다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많다. 쉬엄쉬엄 가며 가도 2시간 정도면 족한 가벼운 산행코스이기 때문일거다. 독립문에서 내려 인왕사 일주문으로 향했다. 인왕산의 기물 선바위를 보러.
인왕산(仁王山) 선(禪)바위
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4호로 지정된 이 바위는 아이를 갖기 원하는 부인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많이 하여 <기지암(祈子岩)>이라고 불린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스님이 장삼(長衫)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여 참선한다는 <선(禪)>를 따서 선바위라고도 불린다. 이 바위가 태조와 무학대사의 상(像)이라는 설화와 태조부부의 상이라는 설화가 전한다. 일제가 남산에 있던 국사당(國師堂)을 이 바위 곁으로 옮긴 뒤로부터는 이 바위와 국사당이 함께 무신(巫神)을 모시는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옛 문헌에는 조선태조 때 한양으로 천도할 무렵 한양 도성을 쌓을 때 무학대사는 선바위를 도성 안에 들 수 있게 설계하려 하였고 정도전은 성 밖에 두면 유교가 흥할 것이라고 태조를 설득하여 결국 도성 밖에 두었다는 것이다. 무학대사는 “이제부터 승도들은 선비들의 책보따리나 지고 따라 다녀야 할 것이다.”라고 탄식했다고 한다.
선바위는 뒤에서 보면 장삼을 입은 스님모습이다.
色이라면 비둘기 두고 어느 것을 비유하랴. 선바위 위에는 언제나 비둘기가 앉아있다.
기자암이라 중생은 다 그런가 보다. 몇몇 아낙네들도 기도를 드리고 간다.
이제 인왕상 정상으로 오른다.
인왕산 정상가는 길에서 볼아 본 풍경이다. 멀리 산성이 이어진다.
정상의 뒤 모습이다. 인왕산은 북한산의 용출이나 용혈봉만큼 우람한 바위산이다.
정상을 내려 기차바위 쪽으로 간다. 날이 맑아서 그런지 먼 북한산 문수봉 보현봉도 보인다. 문수봉에서 보는 보현봉의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그리 뾰쪽한 봉우리는 아니였는데.
산성은 다시 쌓았는지 돌이 참 깔끔하다. 비에 씻겨서만은 아닌데. 길은 여늬 오솔길처럼 평화롭다. 솔향기가 바람에 실려온다. 물 오른 나무는 없지만 봄은 오고 있나 보다.
사람들이 왜 이 바위길을 기차바위로 했는지 궁금했는데 홍제동으로 내려오면서
처다보니 알것같다. 화물칸이 이어진 것처럼 밑에서 처다보니 그렇다.
숲은 앙상한 나무들로 고요하다. 차가운 바위들, 길은 황토빛으로 분분하다.
그러나 멀지 않아 산꽃이 이 길을 꾸미겠지.
봄은 언제나 그렇게 오는 것이니까.
'국내 명산과 사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산(三聖山) 의 바위들(2) (0) | 2010.04.06 |
---|---|
삼성산의 솔 (0) | 2010.04.06 |
북한산 숨은벽 기행(2) (0) | 2010.03.21 |
춘설(春雪)(3) (0) | 2010.03.11 |
춘설(春雪)(2) (0) | 2010.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