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2008. 2. 11. 08:16넋두리

 

<원효봉 가는 길에서>

 

길 위에서


그냥 걷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어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

아스팔트길도 걷고 오솔길도 걷고

눈으로 얼어붙은 돌밭 너들길도 걷고

계곡도 건너고, 산도 넘고.


북한산성 효자마을에서

시구문(屍軀門)을 지나

원효봉을 지나

나무도 보고, 바위도 보고

사람도 보고, 개도 보고

우이동 백운대까지,


그리고 또 걸었습니다.

도선사에서 수유4거리까지.


인생살이,

시간이란 길 위에서

사람들은 모두다 걸어가고 있습니다.

힘이들고, 길이 멀다고, 걷기 싫은 길을 걷습니다.

괴로워하면서 오늘을 어제같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냥 걷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냥 좋아서.

남은 내 인생 시간속의 그 길도

이제는 그렇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흐르는 곡: 빛을 찾아서/권정구작곡(클래식기타와 피리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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