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사 마애불을 보면서.

2007. 9. 13. 22:31국내 명산과 사찰

 

 

<낙가산 보문사 마애불> 

 

보문사 마애불을 보면서.


오늘날 과학은 놀랍도록 발달했지만

인간의 영혼은 점점 더 타락의 길을 걷고 있다.

믿는 것이라고 눈앞의 것들뿐이다.

신은 사라지고 벤츠가 펀드가 증권이 신으로 등장하고 있다.

재개발 딱지라도 하나 얻으면 영웅이 된 듯 기뻐한다.

이쑤시개 하나라도 명품이어야 하고 사찰도 명산 고찰이어야 한다.

그기에 무슨 영험이 있다고 하면 고달픈 중생들 줄을 선다.

그것도 아니라면 기껏해야 나들이가 아니면

그저 습관적으로 찾아가는 것일 뿐이다.


일상에서 신은 사라지고 새로운 영웅이 대신하고 하고 있다.

빌게이츠에, 카네기에, 오나시스에...

그리고 무비스타(movie star)가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절을 찾아 가는 것은

단지 좌절감에 빠졌을 때,

고통에 신음할 때가 아니면 절을 그렇게 찾지 않는다.

어떻게 불교가 이 지경으로 전락되었을까.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플 때 복용하는 타이레놀로 전락했을까.

부처란 결코 그런 진통제가 아닌데.

어떤 사람은 이 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어떤 이는 전문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신을 매개체로 하여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인가.


행복감에 젖어 있을 때 기쁨에 차 있을 때

신을 찾고 부처를  찾아간 적이 있는가.

행복할 때 그대의 마음은 활짝 열린다.

모든 곳으로 향하여 사랑과 자비가 넘치게 된다.

그 마음이 곧 신으로 가까이 가는 마음이 아니던가.

부처의 대자비로 들어가는 마음이 아니던가.


눈썹바위 밑에 보문사 마애불

억겁의 숨결이 정(釘)끝에 모여 피어났는데

산새 한 마리 찾아와 바위에 앉았다

비지땀 흘리며 가파른 돌계단 올라온 중생들

치기어린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늘은 어떤 중생이

무슨 보따리를 풀어 놓으려나 하고.

 <마애불 바위 위에 앉은 산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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