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귀거래사(歸去來辭) § - 도연명(陶淵明)

2005. 12. 28. 23:18넋두리



                 § 귀거래사(歸去來辭) §   -   도연명(陶淵明)
      계림이강(以石:林頌羲)

    歸去來兮 귀거래혜
      자, 돌아가자.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으매
    而獨悲 해추창이독비
      어찌 근심하여 홀로 슬퍼할 것이 있으랴.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지나간 인생은 후회해도 이미 쓸데 없음을 깨달아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네
    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실상 내가 인생길을 갈팡질팡한 것은 오래지 않았나니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지금이 바른 삶이요, 어제까지(벼슬살이) 그릇됨을 이제 알았네.

        江(藍丁:朴魯壽)
    舟遙遙以輕 주요요이경양
      고향가는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서 가니,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새벽빛 희미한 것이 한스러워라.

        猛思誠古宅(蒼暈:李烈模)
    乃瞻衡宇 내첨형우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지붕을 보고
    載欣載奔 재흔재분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가니
    僕歡迎 동복환영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稚子候門 치자후문
      어린 아들은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三徑就荒 삼경취황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松菊猶存 송국유존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吾園大醉圖(月田:張遇聖)
    携幼入室 휴유입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有酒盈樽 유주영준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倚南窓以寄傲 의남창이기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안한가.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동산은 날마다 취향있는 경치로 바뀌고
    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山길(藍丁:朴魯壽)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以將入 영예예이장입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나는 마당의 외솔을 쓰다듬으며 거니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왔노라.
    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세상 사람과 교유를 끊고
    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세상과 나는 서로 잊고 말지니,
    復駕言兮焉求 복가언혜언구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슨 구할 것이 있으리오.
    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大埠村(蒼暈:李烈模)
    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농부가 찾아와 봄소식 알려 주니,
    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이제는 서쪽 밭에 갈이를 시작하자.
    或命巾車 혹명건차
      어떤 때에는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或棹孤舟 혹도고주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旣窈窕以尋壑 기요조이심학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亦崎嶇而經丘 역기구이경구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木欣欣以向榮 목흔흔이향영
      길가에 나무들은 생기있게 자라고,
    泉涓涓而始流 천연연이시류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高士(藍丁:朴魯壽)
    已矣乎 이의호
      아~ 모든 것이 그저 그런 것인가!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胡爲乎遑遑欲何之 호위호황황욕하지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或植杖而耘imggui-geo-41-1-1-3.gif 혹식장이운자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夜梅(月田:張遇聖)

          ♬♪ 茶香二題  (13:10)

                                                                                                         - 虛堂 合掌 -


        ◎ 도연명(陶淵明) ◎
    중국 동진(東晋)·송(宋)의 시인
    405년(진나라 의회1) 그가 41세 때,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고향인 시골로 돌아오는 심경을 읊은 시로서, 
    세속과의 결별을 진술한 선언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다른 각운(脚韻)을 밟고 있다. 
    제1장은 관리생활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정신 해방으로 간주하여 읊었고, 
    제2장은 그리운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녀들의 영접을 받는 기쁨을 그렸으며, 
    제3장은 세속과의 절연선언(絶緣宣言)을 포함,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담았으며, 
    제4장은 전원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을 쓰는 동기를 그 서문에서 밝혔는데, 
    거기에는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으나,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의 《도연명전(陶淵明傳)》에는, 
    감독관의 순시를 의관속대(衣冠束帶)하고 
    영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오두미(五斗米:5말의 쌀, 즉 적은 봉급)를 위해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날로 사직하였다고 전한다. 
    이 작품은 도연명의 기개를 나타내는 이와 같은 일화와 함께 
    은둔을 선언한 일생의 한 절정을 장식한 작품이다. 
    ※ 동양화 위에 마우스를 올려 보세요.
       작가 와 작품명을 보실수 있습니다.
출처 : 나무아미타불
글쓴이 : 虛 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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