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푸념

2005. 10. 13. 22:47넋두리

 

 

 

 

가을의 푸념


 

게으른 농부 가을걷이 할 것 없듯이

내 인생의 가을에 무엇 하나 거둘 것 남았으랴.

 

가야할 길 따로 없어

깃털처럼 살았는데

괜시리 부는 바람 옷깃을 여미니

허들갑스럽게 툭툭 불거지는

못믿을 이 내 마음


어제 푸른 잎 오늘은 낙엽되어

술 취한 길손처럼 어지럽게 날리고

먼 산에 잔털 구름 산머리에 걸려

길 떠나는 여인내 마냥 아련히 손짓을 한다.


노을은 가시고 어둠이 차비를 하는데

숲속의 새들은 어이해 나는고.

푸두득 날지만 길 없는 저 허공을

바람 따라 가고픈 길손의 마음인가. 


속절없이 불어오는 저녁 가을바람

님 그리워 울어데는 소쩍새도 아니건만

괜시리 이 마음 흔들어 놓고

허공에 휑하니 생채기만 남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