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과교리해설

오는 것(來)은 무엇이며, 가는 것(去)은 무엇인가?

나그네 현림 2025. 1. 25. 12:28

 태어남은 한 줄기 이는 맑은 바람

죽음이란 달그림자 못에 잠기는 것

 

生也一陳淸風起 (생야일진청풍기)

滅去澄潭月影沈(멸거징담월영침)

~나옹화상 혜근(懶翁和尙惠勤: 1320~1376)~

 

() 같은 세상

내가 온 곳은 어디며, 가는 곳은 어디인가?

실눈 같은 눈으로

세간사 돌아보니 저 달이 이 손가락이요,

이 손가락이 저 달이구나.

 

온 것()은 무엇이며, 간 것()은 무엇인가?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오는 것이란 무슨 이치이고

가는 것이란 무슨 이치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오는 것이란 나아간다는 이치이고

가는 것이란 저버린다는 이치이니,

만약 나아감도 저버림도 없어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면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이란 어리석다는 이치이고

가는 것이란 어리석지 않다는 이치이니,

어리석음도 아니고

어리석지 않음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이란 함이 있다는 이치이고

가는 것이란 함이 없다는 이치이니,

함이 있는 것도 없고

함이 없는 것도 없는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의식[識]이란 이치이고

가는 것은 의식이 아니란 이치이니,

의식도 아니고

의식이 아님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명색(名色)이란 이치이고

가는 것은 명색이 아니라는 이치이니,

명색도 아니고

명색이 아님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6입(入)이란 이치이고

가는 것은 6입이 아니라는 이치이니,

느낌도 아니고

느낌이 아님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니,

나아가 근심하고 슬퍼하고 극도로 피로한 것도 그러하다.

 

문수사리여,

오는 것은 나[我]라는 이치이고,

가는 것은 내가 없다는 이치이니,

나도 아니고 나 없는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는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항상 한다는 이치이고,

가는 것은 항상함이 아니라는 이치이니,

항상함도 아니고

항상 하지 않음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끊음이란 이치이고

가는 것은 끊음이 아니란 이치이니,

끊음도 아니고

끊음이 아님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며,

 

오는 것은 있다는 이치이고,

가는 것은 없다는 이치이니,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이것이 성인이 행하는 경지이다.

문수사리여,

온다는 것과 간다는 것의 이치가 이러하다.”

 

~ <광석보리심론(廣釋菩提心論)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