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다(天地與我同根)
나그네 현림
2022. 10. 26. 21:06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다(天地與我同根)
어느 유명 정치인이 산행을 나갔다.
모자를 쓰고 검정 마스크까지 하고 나갔는데
산행 들머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알아보았는지
인사를 하고 환호를 올린다.
내가 참 유명한 사람이구나 하고 우쭐해진 기분으로
답례를 하고 산을 올랐다.
그런데 산머리 중턱쯤에서 바위에 걸터앉은
걸승 같은 차림새의 노인을 만났다.
마스크를 벗고 인기척을 내었는데도 힐끗 쳐다보고는 말이 없다.
들머리에서는 마스크로 얼굴까지 가렸는데도
모두들 자기를 알아보고 환호를 했는데
이 결승 같은 노인은 완전 모르세다.
정치인은 하찮은 노인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기분이 상해 물었다.
“나 누구인지 모르겠소?” 그러자 노인이 답했다.
“사람이네”
전혀 예기치 못한 소리에 황당해진 정치인은 은근히 화가나 질책했다.
“사람이 물으면 제대로 답을 해야지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때 산새 한 마리가 숲의 나뭇가지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저 숲은 백년 천년을 이곳에 있었고 새 한 마리는 지금 내려 앉았습니다.
저 숲이 저 새드러
‘너 누구냐?’
하고 묻는 것 보았습니까 ”
멀쑥해진 정치인 오르던 산을 포기하고 내려가 버렸다.
.......
바람이 부니 비가 오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