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독야적적(獨也赤赤)

나그네 현림 2012. 11. 14. 07:56

 

독야적적(獨也赤赤)

 

제철에 익은 과일이 제 맛이 나고

제철에 핀 꽃이 더 아름답다는 데

 

입동이 지난지도 벌써 열흘

낙엽은 지고 찬 서리 내리는데

 

아파트 베란드 밑에

장미꽃 한 송이가 붉게 피었다.

 

서러움의 한(恨)인가

일편단심(一片丹心)인가

뉘를 향한?

 

모두가 떠나가는

소산(消散)한 겨울의 문턱에서

 

독야적적(獨也赤赤)!

독야적적(獨也赤赤)!

 

어이하여 네 홀로

선혈(鮮血)을 뿌리는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대지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