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현림 2011. 11. 29. 21:54

 

(소양강 일몰)

 

헛소리

 

아둔한 돌쇠가 동사무소에 갔다.

바쁜 시간인지 사람들이 붐볐다.

동사무소 한 직원이 다가와서 묻는다.

「어떻게 오셨어요?」

「버스 타고 와시요.」

직원이 웃으면서 다시 묻는다.

「무엇하러 오셨나요?」

「사망신고 하러 와시요.」

직원이 다시 묻는다.

「본인이세요?」

돌쇠가 아니라고 하자 동직원이 말한다.

「본인이 아니시면 위임장이 있어야 하는데요?」

 

 

입을 열 줄 알면서도

말이 바른 줄을 모르는 세상.

 

어법(語法)에 맞는다고 다 말은 아니건만,

눈을 감고도 꿈을 꾸고 눈을 뜨고도 꿈을 꾸는 삶.

 

샛별처럼 깨어 있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

추적추적 창밖에 내리는 밤비 소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