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눈 내리는 날의 자화상

나그네 현림 2010. 12. 16. 22:39

 

 

 

 

 

 

 

 

 

눈 내리는 날의 자화상

 

쌓인 낙엽더미 위에

눈은 내려앉고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무엇을 했지.

그 긴 하루들을.

 

세상에 꼬리 흔들며

그리 살았나

 

천년을 살고도

시치미 뚝 뗀 바위처럼

그리 살았나.

 

인적도 뜸한 모퉁이 길목에서

왜 이리 마음 뒤뚱거리지.

밤은 깊어가고 눈은 내리는 데.

 

새어나오는 목노주점 불빛

오늘따라 유난히

등대처럼 길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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