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합천 매화산에서

나그네 현림 2010. 5. 5. 21:23

 

  

합천 매화산에서

 

흩어질 줄 알면서도

구름은 산으로 가고

 

지는 줄 알면서도

산꽃은 봄마다 피네

 

떠나갈 줄 알면서도

바둥대는 중생 삶

 

비 내리고 눈 내리는

어두운 인생길을

 

뉘 있어 부여잡고

가는 길을 물어보랴

 

바람타고 묻어오는 산 아래 법향기

매화산 구비마다 그윽히 불건만

 

만장(萬丈)같은 석대(石坮)는

돌아서서 소리 없이 웃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