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만행 한시 화두
잠꼬대
나그네 현림
2010. 2. 25. 07:54
(운악산의 솔)
사명대사(四溟大師:1544~1610)
태화산에 널려있는 크고 작은 저 무덤은
예부터 지금까지 낙양성에 살던 사람
영원히 사는 법을 어째서 안 배우고
소나무 아래 한 줌 흙이 되고 말았나.
太華山前多少塚
落陽城裡古今人
如何不學長生術
沓沓空成松下塵
....................
잠꼬대
일러주는 이 없어도
둥지의 새는 바람이 불 줄 알고
땅 밑 기는 벌레는 비 올 줄 알건만
아이고~, 아이고~ 소리 보면서
오늘은 내 아니라고
헤실 대며 사는 중생
눈꺼풀 붙었다 떨어졌다
하루 종일 하는 일
거북등에 털 헤는 일
갑을 병정 돌아서 세월은 가는데
돌같이 잠이 들어
오늘도 어제같이 잠꼬대만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