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어이하나 이 긴 밤을

나그네 현림 2009. 12. 12. 22:26

 

 

어이하나 이 긴 밤을

 

흩어질 줄 알면서도

구름은 모이고

 

지는 줄 알면서도

꽃은 핀다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번연히도 아니건만

주섬거리는 삶

 

모진 생명 길다 해도

들숨날숨 한 찰라 사이

 

이리 간들 어찌하며

저리 간들 어찌하리.

 

흘러가는 구름보고

지는 낙엽 바라보며

 

알면서도 가는 길

흐르는 덧없는 세월

 

저 솔이 푸른 들

저 달이 밝은 들

 

내 알 바 아니고

네 알 바 아니나

 

어이하나 이 긴 밤

두견새 슬피 우는 밤

 

철 지난 국화주로

달래는 길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