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삶의 길(9)

나그네 현림 2009. 3. 13. 00:07

 

(관악산 삼막사 내려오는 길에)

 

삶의 길(9)


세월에 등 떠밀려

굴러온 인생여정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풀 마냥

어느새 바래져버린 검은 머리


세상과 눈 맞춤은

자꾸 멀어지는 데

생각의 여울은 깊어만 간다.


지나 온 삶 어느 하나

온전한 것 있던가.


남들 다 살다 가는 한 세상

그렇고 그런 거지,

이래 살든, 저래 살든

무애 다를 바 있을까.


그래, 그렇다고 자조해 보지만

스멀스멀 파고드는 얼음 같은 냉기

무상, 허무, 그리고 고독


서산에 지는 해 허공을 붉게 물들이듯

황혼의 인생 붉게 데울 온기는 없는가.


질문만 있고 답이 없는 인생여정.

묵은 옛 가지에 피는 매화여,

어찌하여 너는 그리도 붉게 피는고.

 


사의 찬미 - 전명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