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현림
2009. 1. 19. 07:40














하산 길
지친 다리
벤취에 앉았다.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왔다.
바로 내 앞에서.
꼼짝을 않는다.
참, 그렇지.
눈 때문에 먹이를 찾지 못했나보다.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출발할 때 산 떡이 생각났다.
배낭을 열었다.
그래, 아마 이것은 네 몫인가 보다.
짤게짤게 뜯어서 뿌려주었다.
한 입 먹고
날 처다 보고
또 한 입 먹고
날 처다 본다.
왜지?
전생에 내가 너였나.
이승에 너가 내였나.
생각의 여울 깊어 간다.
꾸물꾸물 너머 가던 해
나뭇가지 사이로 처다 본다.

(영상: 수락산에서200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