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운수행려(雲水行旅)(4)

나그네 현림 2008. 4. 29. 23:08

 

 <문장대 가는 길에>

 

운수행려(雲水行旅)(4)


가이없는 허공인데

새매는 어이하여

창공만 날고

갈매기는 어이하여

바다만 나는 고


위는 비어도

물은 어이 아래로 흐르고

밑은 비어도

불은 어이 위로만 타는가.


구름처럼 모였다가

구름처럼 흩어지는 인생

난 대로 생긴 대로

그리 살다 가면 될 것을

무슨 미련 남았길래

길 없는 길을 찾느뇨.

 

妻子眷屬 富貴榮華

언제가 부서질 세속의 인연들.

미련둘일 아닌 줄 모르는 것도 아니려만

그래도 끊어진 여울 못 다한 미련이 되었던가.


들숨 날숨 몰아쉬며

쫓아간들 부질없는 짓인 것을.


아~. 驪龍之珠는 어디에 있는가.

미륵의 華林園은 어디에 있는가.


흐르는 물소리 풀 벌래 소리 따라

시심마교(是甚麽橋) 건너가는

이 발길이 왜 이리도 무거운가.

 

                    <속리산 덕천암 내려오는 길에>

*여룡지주(驪龍之珠): 몸빛이 검은 용의 턱밑에 있다는 진주

*화림원(華林園): 미륵이 깨달음을 얻어 住한 곳

*시심마(是甚麽): 이것이 무엇인가(이 뭐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