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내 인생의 가을걷이

나그네 현림 2007. 10. 3. 00:35
 

 <구름 낀 날 불암산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일몰>

 

내 인생의 가을걷이


가을걷이 끝난

횅한 들녘에 서면

서글픔이 밀려온다.


들녘에 주섬주섬 떨어진

속알머리 없는 벼쭉정이들


어느덧

내 인생에 가을은 왔건만

나의 들녘에는

돌아보아도

무엇하나 거둘 것 없다


차마 저런 벼쭉정이라도 남아있을까

고랑을 헤집는

수다스러운 참새들의 조문

그 울음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벼 베어낸 고랑 사이

무성히 돋아나는 잡초들


내 인생의 가을은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도

쭉정이 조차 하나 없는 잡초들만 무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