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자비(無緣慈悲)

2007. 3. 30. 23:43경전과교리해설

 

<북한산의 포대능선에서> 

 

 

무연자비(無緣慈悲)


부처님의 자비를 일러 대자대비(大慈大悲)라 한다.

대자대비란 무차별(無差別), 무연자비(無緣慈悲)를 말한다.

무차별, 무연자비란 어떤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학은 사랑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아가페(agape)이고 다른 하나는 에로스(eros)라 한다.

에로스는 인간의 육욕(肉慾)을 바탕으로 한 사랑을 의미한다.

이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성간의 관계를 의미한다.

아가페는 신의 사랑을 의미한다.

이는 무차별, 무인연을 말한다.

어떤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가페는 단지 사랑의 상태를 의미할 뿐

어떤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봄은 나무의 푸르름의 계절이요, 꽃의 계절이다.

나무들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을 위해 푸른 것이 아니다.

그대가 다가가기 때문에 나무가 푸르게 변형되는 것이 아니다.

꽃은 누가 그 곁에 다가가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향기를 퍼트린다.

어떤 사람이 그 향기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향기를 뿜는 것이 아니다.

어떤 위대한 시인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향기를 퍼뜨리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이 내가 누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꽃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꽃은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이 지나갈 때도 향기를 퍼뜨린다.

정치가와 같이 무감각하고 둔한 사람이 오더라도 꽃은 향기를 퍼뜨린다.

꽃은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왜,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는가?」

꽃은 그저 자신의 향기를 계속해서 퍼뜨린다.

그것이 바로 꽃의 존재다.

사랑의 상태란 바로 이를 의미한다.

그것은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처의 자비란 무차별 무연자비를 의미한다.

그것은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대자대비라 한다.



'경전과교리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득무설(無得無說)  (0) 2007.04.18
법(法)도 버려야 하거늘 ...  (0) 2007.04.13
중도(中道)3  (0) 2007.03.29
지수화풍(地水火風)과 마음의 비유  (0) 2007.03.26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  (0) 2007.03.04